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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과 교수학습자료/현대운문 4

[첨부파일 다운로드] 살얼음 아래 같은 데 2 - 생가(生家) (문태준 作) 원문/전

살얼음 아래 같은 데 2 - 생가(生家) (문태준 作) 겨울 아침 언 길을 걸어물가에 이르렀다나와 물고기 사이창이 하나 생겼다물고기네 지붕을 튼 살얼음의 창투명한 창 아래물고기네 방이 한눈에 훤했다나의 생가 같았다창으로 나를 보고생가의 식구들이나를 못 알아보고사방 쪽방으로 흩어졌다젖을 갓 뗀 어린것들은찬 마루서 그냥저냥 그네끼리 놀고어미들은물속 쌓인 돌과 돌 그 틈새로그걸 깊은 데라고그걸 가장 깊은 속이라고 떼로 들어가나를 못 알아보고무슨 급한 궁리를 하느라그 비좁은 구석방에 빼곡히 서서마음아, 너도 아직 이 생가에 살고 있는가시린 물속 시린 물고기의 눈을 달고

[첨부파일 다운로드] 북방에서-정현웅에게 (백석 作) 원문/전문

북방에서-정현웅에게 (백석 作) 아득한 옛날에 나는 떠났다부여를 숙신을 발해를 여진을 요를 금을흥안령을 음산을 아무우르를 숭가리를범과 사슴과 너구리를 배반하고송어와 메기와 개구리를 속이고 나는 떠났다 나는 그때자작나무와 이깔나무의 슬퍼하던 것을 기억한다갈대와 장풍의 붙드던 말도 잊지 않았다오로촌이 멧돝을 잡아 나를 잔치해 보내던 것도쏠론이 십릿길을 따라 나와 울던 것도 잊지 않았다 나는 그때아무 이기지 못할 슬픔도 시름도 없이다만 게을리 먼 앞대로 떠나 나왔다그리하여 따사한 햇귀에서 하이얀 옷을 입고 매끄러운 밥을 먹고 단 샘을 마시고 낮잠을 잤다밤에는 먼 개소리에 놀라나고아침에는 지나가는 사람마다에게 절을 하면서도나는 나의 부끄러움을 알지 못했다 그동안 돌비는 깨어지고 많은 은금보화는 땅에 묻히고 가마..

[첨부파일 다운로드] 혼자 가는 먼 집(허수경 作) 원문/전문

혼자 가는 먼 집(허수경 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 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첨부파일 다운로드] 배를 밀며(장석남 作) 원문/전문

배를 밀며(장석남 作) 배를 민다배를 밀어보는 것은 아주 드문 경험희번덕이는 잔잔한 가을 바닷물 위에배를 밀어넣고는온몸이 아주 추락하지 않을 순간의 한 허공에서밀던 힘을 한껏 더해 밀어주고는아슬아슬히 배에서 떨어진 손, 순간 환해진 손을허공으로부터 거둔다 사랑은 참 부드럽게도 떠나지뵈지도 않는 길을 부드럽게도 배를 한껏 세게 밀어내듯이 슬픔도그렇게 밀어내는 것이지 배가 나가고 남은 빈 물 위의 흉터잠시 머물다 가라앉고 그런데 오, 내 안으로 들어오는 배여아무 소리 없이 밀려들어오는 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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