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리를 한번 들어 보아라’에서 서술어는 ‘들어 보아라’이다. 용언 ‘듣다’와 용언 ‘보다’가 결합되어 있는데, 이처럼 둘 이상의 용언이 더해질 때 가장 앞에 놓이는 용언이 본용언이다. 보조 용언은 본용언 뒤에 붙어서 문법적 의미를 더해 주는 용언이다. 본용언에 문법적인 기능을 더해 준다는 점에서 영어의 조동사와 유사하다. 보조 용언은 혼자 쓰이지 못한다.
용언은 본용언으로(단독으로) 쓰였을 때와 보조 용언으로 쓰였을 때의 의미가 다르다. 보조 용언은 본래 지니고 있던 어휘적 의미를 잃어버리고 문법적 의미만 갖기 때문이다. ‘철수는 그렇게 살아 왔다’에서 ‘왔다’는 ‘시간의 흐름’을 뜻하는 반면 ‘철수는 그렇게 왔다’에서 ‘왔다’는 ‘직접 걸어왔음’을 의미한다. 두 번째 이하의 용언이 단독으로 서술어가 되어도 의미 변화가 없으면 ‘본용언+본용언’ 구성이다. 이때는 이어진 문장으로 분석한다.
본용언과 보조 용언 사이에는 보조적 연결어미(-아/-어, -게, -지, -고)가 결합한다. ‘넣어 두다’, ‘읽게 하다’, ‘출근하지 않다’, ‘뛰고 있다’ 등이 그 예이다. 본용언과 보조 용언 사이에 명사형 전성어미 ‘-기’와 보조사가 결합하는 경우도 있다.
본용언은 ‘본동사, 본형용사’로 보조 용언은 ‘보조 동사, 보조 형용사’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보조 동사는 동사처럼 활용한다. 보조 형용사는 형용사처럼 활용한다. ‘아니하다, 못하다’ 등의 부정 보조 용언은 선행 용언이 동사이면 보조 동사로, 선행 용언이 형용사이면 보조 형용사로 본다.
보조 용언의 특성으로는 크게 세 가지를 언급할 수 있다. 첫째, 보조 용언에 선행하는 어미 뒤에는 ‘서’가 올 수 없다. ‘이 소리를 들어 보아라’의 서술어를 ‘들어서 보아라’로 바꿀 수 없다. ‘-아서/-어서, -게서, -지서, -고서’는 보조적 연결어미로 인정하지 않는다. 둘째, 보조 용언과 선행 어미 사이에 다른 문장 성분을 넣을 수 없다. ‘이 소리를 들어 보아라’의 서술어를 ‘들어 많이 보아라’로 바꿀 수 없다. 셋째, 보조 용언은 대용언 표현이 불가능하다. 용언을 대신하는 다른 용언을 쓸 수 없다는 말이다. 이는 본용언이 대용언 표현이 가능한 것과 대비된다. ‘이 음식도 먹어 보아라’의 서술어를 ‘먹어 그래라’로 바꿀 수 없다. ‘이 음식도 그래 보아라’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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